노인에게 다가갔다.
잡동 2013. 7. 14. 01:34 |노인에게 다가갔다.
“노인장. 아기 안 필요하나?”
“아기라니?”
기다렸다는 듯 대꾸를 한 노인이 고개를 들자 사내는 무릎을 굽혔다.
사내의 품에 안긴 아기는 무척이나 작았다. 그래도 흥미가 가시는 건 아닌지 노인은 손가락을 세워 천을 옆으로 치워냈다. 그러자 아기의 말끔한 하얀 피부가 나타났다. 노인은 담배를 다른 쪽 손에 들고는 웅얼거렸다.
“말끔하구만. 그런데 왜 이렇게 말랐어.”
“데리고 가서 잘 키우면 잘 크겠지. 키도 크고 덩치도 좋고, 힘도 센 놈이 될 거야. 그러면 농사 짓거나 집안일을 할 때에 큰 도움이 되겠지.”
노인은 잠자코 생각을 하는 듯 싶었다. 그 때 내내 눈을 감고 있던 아기가 천천히 눈꺼풀을 들었다. 기운 하나 없는 움직임이었지만 눈동자가 신비로울 정도로 투명한 푸른빛이었다. 머리도 검은 것이 건강해 보이는 것 같기도 했던 노인은 천을 만지던 손을 아래로 내렸다.
“얼마인가?”
“20실링.”
“내가 요즘 시세를 모른다고 생각하는 건가? 5실링으로 해.”
“이런 사기꾼 같은 늙은이! 그게 말이 돼?!”
노인이 말도 안 되는 금액을 제시하자 흥분한 사내는 언성을 높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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